
긴급처방으로 기분전환을 시켜줄 소설이 필요했다.
긴 글을 읽을 시간적 여유는 없어서
짧으면서도 강력한 효과가 있는 처방으로 뭐가 적절할까, 하는 생각으로 신간도서 서가를 둘러보다가
장강명 작가의 <종말까지 다섯 걸음>이 눈에 들어왔다.
손바닥만 한 작은 크기, 엄지손톱 길이보다 약간 작은 두께가 긴급처방으로 매우 적절.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기 때문에 지구는 멸망직전의 공포로 혼란스럽고,
인류의 과학기술로 우주로 보낼 수 있는 인구수는 5천 명.
이 5천 명이 선택된 방법에 대한 불만,
지구 종말에 대한 불안으로 시작한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등장.
그런데 다시 종말 이야기 등장, 다른 이야기 이어지다가 다시 또 종말 이야기.
산만하지만,
지구와 소행성 충돌, 인류 탈출 - 이 주제가 끝까지 이어지긴 한다.
다른 에피소드들도 장강명 작가의 독특한 힘으로 잘 읽어지면서
왠지 막 휘몰아치는 힘으로 얼떨결에 딸려 들어가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에 있게 되는...
기분환기의 긴급처방으로 적절하긴 했다만,
장강명 작가니까 이 정도 되는 실험을 했지, 다른 사람이 이랬다면 어땠을까.
작가의 말에 그는 이렇게 썼다.
"'소설이라면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어서 홀가분하기도 했고,
'어깨 힘 빼고 편하게 써도 괜찮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상쾌하기도 했습니다."
뭔가 고정관념을 탈출하고 싶을 때,
짧은 시간에 활자로 기분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스스로를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단행본 저술업자, 문단 차력사라고 부르는
장강명 작가의 <종말까지 다섯 걸음>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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