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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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9] 1년 놀아도 안 죽어 - 가장 즐거운 농땡이(?)
2021년이 3일 남았다. 시간이 빨리 지난다는 얘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일 년 내내 시간이 빠르긴 했지만, 공식적인 휴직 기간이 끝나고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니 시간이 얼마나 빨리 지나는지 새삼 다시 깨닫는다. 원 없이 놀았던 올 한 해를 되돌아본다. 1년 팽팽 놀면서 제일 좋았던 것이 뭘까 생각해봤다. 올 한 해, 이직이라는 큰 변화도 있었고, 한국어학과 3학년 편입 공부를 시작한 보람찬 일도 있었고, 특히 제주 올레길 완주 등 인생 한 번 할까 말까 한 일들도 있었고... 그중 제일 좋았던 게 뭘까... 그 누구도 한 가지만 꼽으라 시키지 않았지만, 연말이 되니 요 며칠 이런 잡생각이 많아졌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해서 나름 선정한 '쉼'의 가장 큰 즐거움은, 아침에 늦게까지 시간에 얽..
2021.12.29 -
[2021.9.26] 1년 놀아도 안 죽어-띄엄띄엄 제주걷기 8 : 어느새 가을
숙소에서 평화로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한 여름 이 도로는 나무들이 무성하게 잎을 키워내서 하늘을 보기가 어려운데, 지금은 휑하다.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사각사각 낙엽 밟히는 소리로도 느낀다. 아래 사진은 오후 산책 다녀오는 길에 찍은 건데, 누가 일부러 심어놨나 싶게 생뚱맞기까지 하지만,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서 함 찍어봤다. 이쪽 길은 야자수도 쌩쌩하고, 낙엽 떨어지는 나무들도 아니어서 여전히 한여름 느낌 이건만 양털을 촘촘히 붙여놓은 것 같은 갈대꽃 (갈대꽃이 맞나...아니어도 뭐 별수 없고 ㅋ), 이렇게 숱이 많은 풍성한 갈대꽃은 흔히 볼 수 없어서 한참을 지켜봤네. 휴직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요즘은 계절 탓인지, 나이 탓인지, 곧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탓인..
2021.09.26 -
[2020.12.22] 무엇이든 물어보살들의 위로 - 방전에는 당할 수가 없다
방전에는 당할 수가 없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방전에는 당할 수가 없다. 늘 약간 불만이 섞인듯, 또는 냉소적으로 들리는 서장훈 목소리에 담긴 이 한 마디가 또 위로가 되어 내게 닿았다. 일밖에 모르는 바보 그렇지...말려도 또 하겠지! 내 얘기라 괜히 뜨끔하다. 온전히 나를 쉬게 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길 것.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라... 온전히 쉰다는 것의 정의는 사람에 따라 다를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의 시간이 참 감사하다. 저만치 삼거리가 내다보이는 부엌 창가에 서서 여유롭게 차를 한 잔 만들다 보면 치열했지만 멈춰있어야 했던 - 코로나와 함께 했던 지난 1년이 치유되는 느낌이다. 어렵지도 않은 차 한 잔에 ..
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