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가 드는 생각(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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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 없이 GBV...는 아니고...
어쩌다보니 젠더기반폭력에 관한 일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동안 현장에서 해 온 일은, 안보건 분야, 지역개발, 소득증대, WASH, 아동교육 및 개발, 모성보건사업, 여성난민 보호 및 경제적 역량강화, 인식증진활동 등이었고, 인권, 젠더, 환경은 범보편이슈로 어느 활동에나 적용되는 원칙이었다. 젠더기반폭력은, 주력분야는 아니었고, 여성난민 보호 및 경제적 역량강화 사업을 할 때의 활동 중 하나에 포함되었었다. 되돌아보면, Gender equality는 사업 참가자 선정이나 사업 수행과정에서 늘 적용되는 원칙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젠더기반폭력은, 너무 어설프게 겉핥기식으로만 이해하고 있었고, 세부적으로 들어가다보니 너무나도 깊고 넓은 바다가 있었다. 어쩌다보니, 급한대로 머리에 꾸겨 넣고 있는..
2022.09.06 -
[2022.2.10] 죽느냐, 사느냐 - 생존과 인간의 존엄을 다투는 길고 긴 투쟁의 여정
죽느냐, 사느냐 - 생존과 인간의 존엄을 다투는 길고 긴 투쟁의 여정. UNFPA Gender Equality Strategy 를 읽다가 한번쯤 머릿속에 정리를 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https://www.unfpa.org/publications/unfpa-gender-equality-strategy UNFPA Gender Equality Strategy UNFPA Gender Equality Strategy www.unfpa.org 1.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1948) 2. CEDAW - The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Discrimination against Women and the ..
2022.02.10 -
[2022.2.8] 뭔가 특별한 비책이 있지는 않다. 이미 알고 있는 것만 잘해도...
수년간 소위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현장에서 수행하면서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궁금증이 하나 있었다. 물론 전기와 물 중 꼭 선택을 해야 한다면, 나는 무조건 물이야, 뭐 이런 소회도 있지만, 가장 큰 질문은 참여자 한 사람 한 사람, 또는 공동체의 행동 변화였다. 과연 이 사업이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 가시적인 환경의 변화가 정말 사람의 행동변화에도 영향을 줄까? SBCC (Social Behavioral Change Communication) 관련한 조사를 하다가 흥미로운 자료를 발견했다. SBCC for Emergency Preparedness Implementation Kit인데 USAID, 미국 정부, Health Communication Capacity Collaboration, Johns Ho..
2022.02.10 -
[2020.8.21] 남의 일이 아닌 일이 되기까지...
거창하긴 하지만, 어차피 생각을 정리해보기 위해서 시작한 블로그인 만큼 솔직하게 적어보자면, 지구 어디에서인가 절대빈곤으로 인해 당장에라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놓인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동기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절대빈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의 힘은 강렬했다. 이 막강한 힘은, 요즘은 좀 다르지만, 예전에 '대체 나는 여기서 왜 이 일을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들 때마다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모두 무장해제시키고 배터리처럼 다시 일에 집중하게 하는 동기를 부여해주었다. 수년간 일을 하면서 마주한 참혹한 현실도 한 몫했다. 외면하기에는 너무 '남의 일'이 아닌 일이 되어버렸다. '죽음' 자체는 인생의 일부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는 슬프거나 연민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2020.08.21 -
[2020.5.30] HR - 너의 자신감에서 시작했다가 나의 반성으로 끝나는 <할말하않>
육성재의 을 내가 어케 알고 막 찾아서 그리고 집중해서 들었을 리가 절대 없잖아? 음악을 찾아 듣던 시절이 언제였는지 모르겠고, 일하면서 집중하기 위해 배경음악으로 듣는 음악들은 늘 정해져 있고, 그러다가 오늘 오후는 토요일이지만 정말 바빴는데, 오죽하면 구글에 '할말하않'을 검색하다가 이 노래를 발견... 듣다 보니 계속 듣게 되네. 2020년 5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후를 이 노래와 함께 보냈다. '할말하않' - 이런 줄임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냉면집에 가도 꼭 '비빔냉면', '물냉면'이라고 말하고, '김떡순'도 싫다. 김밥, 떡볶이, 순대 - 이렇게 다 풀어서 말하는 편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명사들인가. 물론 왜 줄임 표현이 트렌드인지 그 이유는 이해가 가지만, 정말로 익숙해지지 않는다. ..
2020.05.31 -
[2020.5.24] 삼천포로의 끝없는 여행 - 이미 다 연구가 되어 있는 것 같은 허무함에서 Biblioteca Vasconcelos, Mexico City 까지
경력을 되돌아본다. 이직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왠지 내가 그동안 해온 일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서. 대학 졸업 후 처음 직장은 작지만 매우 실속 있는 무역회사였다. 졸업식날 합격 소식을 받고 무척 기뻤지만, 그곳에서는 1년 정도만 일을 했다. PC 통신으로 참 재미있게 살면서 일했다. 천리안과 채널아이에 직장생활에 대한 글을 썼었다. 사장님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었고 (지금 되돌아보면, 그게 사장님이었는지, 사장님이 매일매일 갈아입고 나타나시는 새로운 실크 와이셔츠였는지는 모르겠다), 상무님의 귀여움을 받았고 (받았다고 생각되고? 아니, 착각되고,정도?), 과장님을 통해 간이 쉴틈 없는 영업사원의 고충을 보았다. 동료들도 좋았고. 하지만, 일이 재미없었다. 실크 수입 ..
202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