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9] 1년 놀아도 안 죽어-띄엄띄엄 제주걷기 19 : 한라산 정상과 바다가 보이는 서귀포 도서관들

2021. 10. 31. 22:11별 일 없이 산다

띄엄띄엄 제주 걷기를 하고 있지만, 일주일 내내, 한 달 내내 매일매일 걷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루 좀 무리했다 싶으면 다음 날은 쉬어줘야 하는 체력적인 한계도 있다.
하지만 백수가 더 바쁘다고 휴직을 하긴 했으나, 늘 뭔가 신경 쓸 일들이 있다.
집안 일도 그렇고, 이번 학기부터 3학년 편입생으로 시작한 공부도 그렇다.
사이버대학이라 수업을 내 마음대로 어디서나 들어도 되는 편리함은 있지만 이게 엄청난 의지가 필요하다.

엄청난 의지!
'의지', 맞다, 그 의지.
매일 하루에 20분씩만 해도 뱃살이 빠진다는 그 스트레칭을 못하고,
다이어트는 매일 입으로만 20년째 하고 있는 것 같고,
매일매일 할인을 하다가 이제 드디어 가격이 인상된다는 가벼운 학습지의 스페인어를
야심 차게 사놓고 제대로 시작을 못하고 있는,
그 박약한 의지.

아무튼 어쩌다 보니 걷기와 학업을 같이 하게 되었고,
사실 일과 학업을 같이 할 방법을 오랫동안 찾고 있던 터라 한 번 시도를 해보고 싶긴 했지만
막상 해보니 내 생각보다 훨씬 시간 관리가 어려웠다.

아무튼 지난 주까지 중간고사를 마쳤고, 요즘은 과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 보니 찾아보고 싶은 책이 있어서 혹시나 싶어 제주도 도서관 검색을 해봤고
그렇게 해서 제주도에서 도서관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다.
똑같이 빈둥대며 보내는 시간도 왠지 도서관에 다녀오면 뿌듯해지는 효과까지 있다.

제주도민이 아니어도 회원 가입하고 책을 대출할 수 있고,
서귀포 도서관은 한라산 정상까지 시선이 탁 트인 곳에 위치하고 있고,
서귀포 중앙 도서관은 신시가지에 있어서 한라산이 시원스레 보이지는 않지만
공원이 예쁘고 바다가 살짝 살짝 보이는 곳에 있다.
어마어마한 환경이 아닌가!!

서귀포 도서관은 마치 학교 도서관처럼 익숙한 분위기의, 오래된 책 내음이 책장에 가득한 편안한 곳이고
서귀포 중앙 도서관은 서귀포 도서관보다 새로 생긴 것 같은데
세련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고 카페같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서귀포 도서관 https://www.sgplib.or.kr/

서귀포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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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gplib.or.kr

서귀포 중앙 도서관 https://www.jeju.go.kr/lib/lib/jungang/use.htm

제주특별자치도

자연·문화·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

www.jeju.go.kr

서귀포 중앙 도서관 계단에 전시된 책 소개.
빨강 머리 앤다운 격려의 한 마디가 인상 깊어서 찍어봤다.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저는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모퉁이를 돌면, 뭐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게 있더라도 내게는 최선이겠지,라고는 생각해 본 적은 있으나,
매번 제일 좋은 게 있을 거라는 설렘은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서귀포 중앙 도서관에는 이런 근사한 공간도 있다.
열람실은 아니고 좀더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서귀포 도서관은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도서관 마당을 지나는 주차장에서는 저렇게 한라산이 보인다.
도서관 주변 환경이 정말 좋다.
올레길을 걷다가 숨이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에 걸음을 멈춰야 했던 것처럼
여기 두 도서관에서는 그냥 주야장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올레 걷기를 하다가 틈틈이 도서관을 찾아 책을 보며 보냈던 시간도 참 좋았다.
제주 살면서 좋았던 순간 Top 5에 드는, 이미 벌써부터 그리운 시간들이다.


그나저나 올레에서 WE WALK 걷기 축제를 한다는데
여기 일정이 23일에 23코스다.
다들 체력이 하루에 1코스씩 걸을 수 있는가 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