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 23:16ㆍ한 걸음 한 걸음
통영에 도착하는 날은 비가 오지 않았지만, 다음 날 비가 올 거고 그리고 그 주간 내내 화창한 날은 없을 거라는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했었기 때문에 날씨에 대한 기대는 아예 접었다.
그리고 어차피 6개월 정도 지낼 수 있는 집을 구할 수 있을까 싶어 온 터라, 통영에서 어디 어디를 꼭 가봐야 하겠다 하는 계획도 없어서 날씨는 크게 상관은 없었다. 하지만, 터미널 도착하자마자 택시 정류소 가까이에 있는 관광안내센터에서 급히 하나 집어온 통영 관광지도에 장사도 해상공원에 핀 동백꽃이 참 예뻐 보였다. 3월인데 동백꽃이 벌써 피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3월 나름의 매력이 있겠지 싶어 함 가보기로 했다.
장사도해상공원·까멜리아
www.jangsado.co.kr
유람선은 미리 인터넷 예약을 하면 3천원 싸게 살 수 있다.
장사도통영유람선
장사도유람선예약, 장사도입장료, 장사도배시간표, 통영유람선, 한산도유람선 등 장사도관광의 정보와 장사도유람선 할인예매를 제공합니다.
www.tongyeongticket.com
강구안 근처 숙소에서 유람선 터미널 가는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도 제법 자주 오는 편이고 안내도 잘 되어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우리나라 대중교통에는 감동이 있다.



이건 유람선 출발시간 기다리느라 근처 요트가 정박된 항구 쪽 산책하며 찍은 사진이고,
여기 가까이에는 주차장도 있는데 캠핑카도 몇 대 보이는 것이 여유로워 보였다.

코로나도 있고 해서 유람선에 사람이 얼마나 탈까 궁금했다.
아무도 없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그건 완전 오산이었고
솔직히 타도 될까 싶을 정도로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입구에서 방역 수칙을 잘 안내하고 계셨고 모두 마스크를 잘 착용했다.
문제는 유람선에 입장하는 줄서기인데,
줄 서기를 하다 보면 간격 유지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일부러 앞 사람과 떨어져 서서 간격 유지를 해야 함을 알렸는데
그 줄을 못 참고 새치기 하시는 중년의 커플이 계셨다.
나도 중년인데, 한 마디 하려다가 참았다.
계속 간격을 지키고 서 있으니 결국은 맨 끝으로 배에 오른 것 같다.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이 정도로 경제가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런 역량을 갖추지 못한 나라에서 무지막지한 봉쇄정책을 경험하고 나니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머리가 매우 복잡해지지만, 그럴 땐 단순하게!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하기로 한다.
거처를 마련해야 해서 부득이하게 여기 저기 돌아다니게 되었지만,
안전하게 스스로 잘 보호하고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
복잡한 마음은 장사도에서 잠시 내려 놓고,
섬을 한 바퀴 도는데 시간이 2시간인가 제한이 되어 있어서 왠지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하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좋겠다.
나는 오히려 시간이 남아서 좀더 천천히 즐길걸, 하는 후회가 있었다.























동백꽃은 왠지 조화를 붙여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조금 생뚱맞게 느껴졌다.
날이 흐려 조금 아쉬웠지만 나는 장사도에서 둘러보는 바다가 좋았다.
그런데!
더 좋았던 건,
장사도 유람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숙소 근처의 두산각 해물짬뽕!
이 곳이 맛집인지 모르고 들어갔는데,
불맛이 도는 짬뽕이 너무 맛있어서 전혀 기대 없이 먹다가 조금 당황스러웠다고나 할까.
(전혀 광고 아니고 순수하게 내 돈 주고 사먹은 짬뽕)
통영에 다시 간다면 당연히 이 집엔 다시 가서 짬뽕 한 그릇 먹어야지.
왠지 다른 음식도 맛있을 것 같았다.
장사도는...뭔가 너무 인위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조성한 곳이어서
한 번쯤은 구경할 만하다마는,
다시 한번 더 가야지, 하는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나는 북포루가 좋다.
길을 헤매서 잘못 들어선 그 길로 다시 오르고 싶다.
북포루에 갔다가 여유롭게 내려와서 두산각 짬뽕을 먹으면 참 좋겠다.
그러고 보니 북포루도 꼭 중국집 이름 같네.
저녁 11시 14분인데 짬뽕 묵상을 너무 오래 깊이 하고 있다.
부엌 찬장의 오징어 해물짬뽕 라면의 유혹이 이미 시작돼버려서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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