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5. 2. 15:01ㆍ한 걸음 한 걸음
마다바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성서 모자이크 지도로 유명한 도시로 요르단 암만에서 약 30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암만 시내에서 버스도 제법 많고, 우버로 택시를 불러서 갈 수도 있다. 나는 마다바에서 형과 작은 햄버거집을 운영하고 있는 친구의 도움으로 다녀왔다. 친구는 친구의 친구네 집에 있는 귤나무집에도 데려가서 큰 비닐 봉지 가득히 귤을 따갈 수 있게도 해주었고, 암만의 어느 유명한 집보다 훨씬 맛있다고 하는 크나페를 사줬다.
이슬비가 지나치듯 내리다 멈추다를 반복하던 2020년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녀왔고, 겨우 약 4개월 전인데도 지금 와서는 작년에 크리스마스가 있었나 싶기도 하다. 참 격정적인 해였지. 암튼 교회가 많은 마다바는 크리스마스 예배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교회 내외부를 청소하느라 바쁜 곳도 많았다.
마다바는 차근차근 걸어서 둘러봐야 할 곳이다. 아기자기하고예쁘다. 4500년 전부터사람들이 거주했다고 하는데 여러 유적들이 발굴되면서 King’s High Way 가 지나는 도시 중 하나로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기도 하고,
AD 106년 로마가 이 지역을 정복한 후에는 기독교가 전파되기 시작하면서 교회가 건축되기도 하고, 이후 마다바는 여러가지 기독교 관련 역사와 유적을 지니게 되는데 아래 두산백과 링크에 자세한 정보들이 소개되어 있다. 성경과 관련된 모자이크가 많이 발견될 법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대견한 것은 그 동안 엄청난 대규모 지진도 있었고, 전쟁도 있었고, 이 지역의 지리학적 특성상 갈등과 충돌 등 부침이 많았는데도 비교적 잘 보존이 되었다는 점이다.
두산 백과 <마다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301533&cid=40942&categoryId=40085
Peace Corps Volunteer로 마다바에서 지낸 어떤 사람이 쓴 블로그인데, 제법 읽을 것들이 많다.
https://blog.myjordanjourney.com/5-reasons-to-visit-madaba
구석구석보려면 하루에 다 보기 힘든데, 시간 조절을 잘 못해서 미처 다 못 보고 남겨둔 곳이 많다. 보통 때라면, 이런 아쉬움으로 언제고 다시 한 번 더 올 기회가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아쉬움을 달래지만, 이제는 내가 다시 갈 수 있을까, 싶어서 마다바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이브가 더 애틋해진다.
아래는 Archaeological park와 그 안에 있는 Mosaic Institute다.
Mosaic Institute에서는 마침 수업이 시작되는 것을 잠시 구경할 수 있었는데,
영어로 된 프로그램만 있다면 당장 지원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어 보였다.
내가 하도 신기해 하니 모자이크용 각양각색의 돌을 몇 개 기념으로 선물해줘서 잘 간직하고 있다.
나무젓가락보다 조금 더 납작하고 두툼한 돌을 크기에 맞게 하나하나 다 잘라서
저런 모양의 그림을 모자이크로 만들어낸다.
이 곳은 Church of Apostles.
외관은 좀 투박하지만 이 곳 역시 오래된 역사의 돌 모자이크를 가지고 있다.
당시에는 이런 바닥을 밟고 다닌거지.
색이 바랜 것도 있겠지만 파스텔톤 색감도 세련되고
그림들도 상당히 정교하다.
빈 자리 없이 돌을 저렇게 잘라낸 것이 정말 대단하다.
다음은 St. John the Baptist Roman Catholic Church.
크리스마스 예배로 아침 일찍부터 청소를 열심히 하셔서 안에 들어갈 수 없다기에 두 번이나 헛걸음을 쳤지만
결국 교회탑과 지하까지 모두 잘 보고 왔다.
교회 탑 꼭대기에서 마다바 시내를 내려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여기 옥상에서 시간 조절 실패 ㅜㅜ
여기서부터는 교회탑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
좁하서 편안하게 올라가고 편안하게 구경하기는 애매하지만,
그래도 불편을 견딜만한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날이 맑았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지만 그래도 이만하길 감사.
이제는 지하로 내려가는 길
지하 교회에도 고대 모자이크 유적이 어마무시.
이 곳은 St. George Greek Orthodox Church
교회에서 예배를 못 드린지 1년이 되어가니
이런 경건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곳마다 기도를 하게 된다.
나도 이 앞에서 잠시 크리스마스 기도를 올렸다.
이 모자이크가 현존하는 성서 관련 모자이크 중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당시 이스라엘지도를 그린 것인데 색도 다양하고 매우 정교하다.
2/3 정도는 훼손되었지만 그래도 당시 상황과 기독교 역사를 이해하는데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닌 지도라고 한다.
이것도 당시에는 사람들이 밟고 다녔다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진다.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천천히 걷던 좁고 고불고불한 골목길에서 만난 풍경들.
암만의 그 어느 크나페집보다 맛있다고 자랑스러워한 마다바 크나페
이게 지금 참 먹고 싶다.
친구의 친구네서 실컷 따온 귤 나무
정확히는 귤은 아닌데, 사전 찾기 귀찮으니 그냥 귤이라고 부를래.
성큼 여름이 와 버린 것 같은 5월의 어느 날 늦은 오후
올해 크리스마스는 어디서 보내게 될지, 또 어떤 그리움을 남기게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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