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7] 중문색달 해수욕장 소풍

2021. 7. 14. 15:40한 걸음 한 걸음

6월 초에는 중동 분쟁을 다룬 영화를 많이 봤다. 너무 집중적으로 죽이고 죽이는 복수 영화를 보다 보니 정서의 회복이 필요했는데, 올레길을 걸을 컨디션은 아니어서 집 근처 해수욕장으로 소풍을 가기로 했다. 말이 좋아 소풍이지, 늘 다니던 산책 중에 맘에 드는 곳이 나타나면 좀 더 오래 앉아 있기 위해 작은 돗자리와 마실 거리, 먹을거리를 조금 챙겨가는 게 전부인 소박한 소풍이다. 

 

해수욕장은 서핑을 하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그렇잖아도 더운 날씨인데, 이들의 열기가 바다와 해변을 더 달구는것 같다. 코로나가 걱정돼서 다른 사람과 저렇게 물속에서 가까이 있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 괜찮은가... 걱정도 된다. 해변은 너무 붐비고 더워서, 사람을 자르고 폭파시키고 사정없이 쏴 죽이는 영화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료하기에 적절하지 않아 자리를 옮긴다. 

 

 

중문해수욕장의 좋은 점은, 

바다는 제주의 다른 바다와 비교해 더함이나 덜함없이 아름답기는 하지만

신라호텔, 롯데호텔쪽으로 산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바닷가 쪽으로 예쁘게 벤치를 만들어 둔 곳이 있어서 

투숙객인 듯 자신감 넘치게 앉아 있으면 누가 와서 뭐라 하지 않는다.

 

해변을 벗어나 호텔쪽으로 계단을 이용해 걸어 올라간다. 

 

 

그럼 이렇게 해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서 쉴 수 있다.

이제야 나의 소풍은 시작.

근데 습해서 자꾸 집 생각이 나네.

 

 

롯데호텔 리조트 

자신감 있고 여유 있게 천천히 걷되, 주목을 끌지 않도록 조용히... 이곳은 관리하시는 분이 종종 나타나신다.

 

 

롯데호텔 풍차라운지 

뭐를 파는지는 모르겠으나 저기 위에 올라가면 전망 하나는 확실히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거기서 바다 2822 카페쪽으로 빠져나온다. 

 

이 산책 코스가 올레길을 걷지 않는 날이면 거의 매일 자주 걷는 나의 일상이 되어준 곳이다. 

다른 곳에서 살아보고 싶기도 한데,

예례 생태공원도 가깝고, 이 산책길이 참 마음에 들어서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한 제주살이도 이 동네에서 하게 될 것 같다. 

 

9월, 10월 가을의 제주는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한없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