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17]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 모르고 지나쳤던

2021. 3. 19. 20:51한 걸음 한 걸음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것이 많이 알려지게 것은 아마도 2019년도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관련 투기 의혹으로 한창 시끄러웠던 그때가 아닐까 싶다. 문화재청이 지정한다는 근대역사문화공간 목포, 군산, 영주에 있다는데 목포와 군산은 알겠고, 영주는 어디지? 하며 검색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손혜원 의원 재판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네)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이 곳 통영에도 지정된 줄은 몰랐다. 그냥 며칠 돌아다니다 보니 관광 안내판에 근대역사문화거리 등등 이런 말들이 많이 보여서 문화재청 사이트를 검색해보니 통영에도 9군데가 있네. 그것도 내가 회 떠 오고, 멍게 사고, 새우 손만두 사러 중앙시장 가는 길에 지나다녔던 길목에 말이다. 

 

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s_kdcd=&s_ctcd=&ccbaKdcd=79&ccbaAsno=07770000&ccbaCtcd=38&ccbaCpno=4413807770000&region=&searchCondition=&searchCondition2=&ccbaCndt=&stCcbaAsno=&endCcbaAsno=&stCcbaAsdt=&endCcbaAsdt=&ccbaPcd1=&ccbaLcto=&ccbaGcode=&ccbaBcode=&ccbaMcode=&culPageNo=1&returnUrl=&pageNo=1_1_1_1 

 

국가등록문화재 제777호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 : 국가문화유산포털 - 문화재청

통영 중앙동 및 항남동 일대는 조선시대 성 밖 거리의 흔적들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대한제국기부터 지속적으로 조성된 매립지와 일제강점기 및 해방 이후까지 번화하였던 구시가지의 근…

www.heritage.go.kr

 

 

그래서 하나씩 다 검색을 해봤다. 위 링크를 따라가면 9군데를 다 소개를 해준다. 

 

첫번째!! 통영 중앙동 근대주택 1 - 경상남도 통영시 창동2길 1 (중앙동) 

 

여기는 유치환 시인의 시에 나오는 그 통영 중앙동 우체국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중앙시장과 거의 1-2분 거리라고나 할까. 사람이 사는지 안사는지 모르겠다. 조선시대 옛 길이자 일제강점기 번화가에 위치한 상점이라는데 건물 하부에 과거 통영 읍성의 일부 흔적이 있다고 한다마는 나는 그 읍성의 일부를 알아차릴 안목이 없어서 못 찾는다. 북포루 산책하러 가면서 여러 번 지나쳤던 곳인데 쓰러져가는 폐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근대주택 문화재로 보존 중이란다.

 

저기 타일 옆 오른 쪽 노출된 부분이 옛 성읍의 흔적인가?? 

두 번째 통영 중앙동 근대주택 2 - 창동2길 3 

어릴 적 목포 외가에 놀러가서도 이렇게 외관이 자잘한 타일로 된 집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 왠지 친근하다. 근대 주택 1과 2는 나란히 붙어있어서 찾기 쉽다. 처음에는 대충 오고 가는 길에 있는 유적지만 보자 싶었는데, 이렇게 가까이들 있으니 9군데를 다 가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나의 안목은, 그래 바로 이것이 근대건축물의 특징이야, 알아차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지붕과 처마 모양 같은 특징들만 눈에 익혀둔다. 

 

위 사진이 문화재청 사이트에도 소개된 건물인데, 주소를 따라 가서 찾은 건물은 아래 사진이다.  

 

세 번째 통영 중앙동 근대상가주택 1 -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로 151-8 (중앙동, 금강제화의류점) 78-1 및 78-4

여기는 근대주택 1-2와 매우 가까이 있고, 통영 중앙동 우체국 바로 건너편이다. '근대주택'에서 '근대 '상가'주택 으로 '상가'라는 점이 추가가 되었는데, 설명에 의하면 3.1 운동과도 연관이 있는 장소라고 하고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 매우 궁금하다) 2층은 원래의 구조와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어 등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는데 겉으로만 봐서는 잘 모르겠다.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기도 한데, 잠겨 있을 뿐만 아니라, 과연 내 몸무게를 지탱해줄까? 하는 불안감과, 원래의 구조와 형태도 모르는 주제에 굳이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나 싶어 호기심을 달랬다. 

 

 

네 번째 통영 중앙동 근대상가주택 2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로 144-1  

여기야말로 버스타러 수시로 지나다녔던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강구안 항구가 매립되어 시가지가 확장되고 여러 상가들이 생겨나던 시절의 상가주택이라는데 2층을 보니 이제 어떤 분위기였는지 대충 파악이 되긴 되지만, 골목골목 걸어 다니며 비슷한 건물 많이 본 것 같은데 왜 하필 이거지? 하는 궁금증은 여전히 든다. 

 

이 건물도 그렇긴 하지만 나는 그 옆집 시민탕도 근대역사문화 유적 같다.

통영에는 아직도 이런 목욕탕 굴뚝이 제법 있다. 내가 본 것 만 해도 4개는 넘는다. 

 

다섯 번째 통영 구 석정여인숙 - 경상남도 통영시 강구안길 17 (항남동, 석정여인숙) 

여기는 문화재청 사이트의 사진과 가장 차이가 많이 났던 곳이다. 문화재청 사이트에서는 지붕을 덮고 있는 저 파란 비닐과 타이어도 없고, 나무 칸막이도 제대로 예쁘게 서 있었는데... 여기도 문화재인지 모르고 제법 여러 번 지나쳤었는데 정말로 이 집은 폐가인 줄 ㅠㅠ 

 

 

아래 사진 - 5호 문화재 옆 이중섭 식당이 요즘은 더 유명한 모양이다. 

이중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맛집으로 많이 알려져 있어서 검색해보면 자주 눈에 띈다.

 

통영은 혼자 여행하면서 먹으러 다니기 참 불편한 곳이다. 웬만한 먹거리는 다 2인 이상 주문.

1인 손님을 반겨주는 곳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이 집에서는 추어탕 1인 포장이 가능하다.

 

 

여섯번째 통영 항남동 근대상가 -경상남도 통영시 강구안길 10 (항남동, 통영라사) 

2020년 3월 문화재 지정 당시는 통영라사였는가본데 지금은 바뀌었다. 아님, 뒷 쪽이나 어딘가에 숨어있거나.

여기는 문화재로 지정된 줄도 모르고 커피를 한 잔 테이크아웃해서 숙소 가져와서 마셨던 건물이다. 강구안 골목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세련된 외관이었는데 일제강점기 통영 정미소의 부속건물로 사용된 곳이란다. 건축물의 구조체와 지붕구조에서 원형을 찾아볼 수 있고, 생활사적 가치가 있다는데 여전히 바깥에서만 봐서는 모르겠다. 궁금증만 쌓인다. 

 

 

 

일곱번째!! 통영 구 대흥여관 경상남도 통영시 항남1번가길 18 

가늘고 긴 필지를 살려서 지었고, 조선인이 운영했었다 한다. 

 

 

옆 면도 궁금해서 어떻게든 좀 찍어보고 싶었다.  

이 전신주 뒤쪽으로 육안으로는 창문도 여러 개 보이고 한다마는...

휴대전화 카메라로는 이 정도가 최선 ㅠㅠ

 

 

8번째 통영 김상옥 생가 경상남도 통영시 항남1번가길 13

당시 일대의 도시 경관을 대표하기도 하고 김상옥 시인의 생가이기도 하단다. 

 

 

 

 

아홉 번째 통영 구 통영목재 경상남도 통영시 통영해안로 311 

여기는 건물을 못 찾았다 ㅠㅠ 카카오 맵으로도 없는 위치고 추정되기로는 아래 이 곳이 아닐까 싶은데 문화재청 사이트에 소개된 사진과는 다르다. 문화재청 설명에 따르면 통영 강구안 항구 주변에 형성되었던 근대 산업, 업무, 상업지역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라 한다마는 나는 못 찾았네 ㅠㅠ 

 

 

 

문화재가 어디에 있나, 하고 찾아다녀보는 재미가 있었다. 게다가 몇 군데는 통영에 머무는 동안 자주 오고 가며 지나쳤던 건물들이라 더 반가웠다. 이렇듯 모르면 가까이 있어도 그 가치를 알 방법이 없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웹사이트에서나 현장에서나 설명이 너무 부족해서 나같이 호기심 많으면서도 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좀 아쉬웠다. 

 


 

강구안 항구가 내려다 보이는 숙소에 돌아와 새롭게 지정된 근대역사문화 공간은 어디에 있나 한참을 검색했다. 놀면 시간은 참 금방 간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와야 하겠는데...저녁으로 뭘 먹을까 하는 고민보다 다음번 '어디서 살면 좋을까' 둘러보는 후보지를 물색하느라 마음이 더 급해진다.

 

목포도 괜찮을 것 같다. 외가라 어릴 적 자주 가봤다는 이유로, 여행지로의 목포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6개월 이상 지낼 곳으로도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목포에도 볼거리, 이야깃거리가 많았다. 게다가 이미 잘 아는 곳을 다시 가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목포를 다녀온 것도 거의 5년은 된 듯하다. 목포에 계신 이모들께 한국에 다시 왔다고 인사도 아직 못 드렸는데. 친척은 반가워야 하는데...정말 뵙고 싶지만 들어야 할 잔소리들을 미리 헤아려 보니 마음이 닫힌다. 몰래 다녀올 수 있을까?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녀야 하니 불가능한 일도 아닐 듯싶고. 한국에 거처가 없는 40대 비혼 휴직 또는 무직 여성이 들어야 하는 잔소리의 매운맛에 벌써 식도와 위장이 알싸하다. 저녁은 죽 같은 거 먹어야겠다. 

 

 

[참고]

문화재청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지원체계 구축 (2018.8.8) 

www.cha.go.kr/newsBbz/selectNewsBbzView.do?newsItemId=155700927&sectionId=b_sec_1&mn=NS_01_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