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9] 멀리 다녀온 14년의 기록

2021. 3. 9. 16:58오래된 기록 정리 대작전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네이버에 기록을 남겼었다. 

2008년도에는 블로그 메인에도 몇 번 소개되었었고, 

여행기는 다른 여행사이트에서도 게재하자는 요청도 있었는데 

그런 연락이 있을 때마다 너무너무 바뻤고, 또 바빴다. 

 

화장실도 몇 번을 참다 참다 뛰어 다녀오곤 했고, 메신저 답도 제대로 차분히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욕도 많이 먹었다. 아무리 시간이 없어도 간단히라도 답을 줄 수 있지 않느냐고...

하지만 정말 그런 여유조차 없이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할 때가 있다.

그래서 지금도 바뻐서 시간이 없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뭔지 정말 잘 안다.  

 

지금 와서는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5분씩, 10분씩이라도 짬을 내서 내 심신을 다스려야 했었다는 후회가 든다.

그렇게 멍청이 같이 일해서 지금 이 모양이 되지 않았나. 

결국은 1년이라는 긴 쉼표를 찍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무튼 요즘은 정말 할 일이 없이 지내고 있다. 

특히 어제 오늘, 오후의 날씨가 따뜻하고 볕이 좋았다. 

시골집 옥상에서 다른 집들 지붕을 세본다. 

뒷산 아래 옹기 종기 모여 앉은 지붕은 30개도 안될 것 같다. 

 

남의 지붕을 세면서, 뒷산 삐쭉삐쭉 튀어나온 나무들을 세면서 오후를 보내는 요즘, 

이 네이버의 블로그를 정리 좀 해보고 싶은데 

막상 실천에 옮겨지지 않는다. 

 

어릴 적 유치했던 낙서들은 전부 비공개로 했고, 먹고 읽고 보러 다닌 것들만 공개로 해놓았다.

blog.naver.com/ics2mtj

 

머얼리 가자! : 네이버 블로그

Hope that is seen is no hope at all. Who hopes for what he already has?

blog.naver.com

 

네이버의 행태들이 못마땅해지면서 포스팅 횟수도 줄었고,

나도 바뻐서 많이 소홀해졌고,

하지만 기록을 이렇게 남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는 알겠다. 

그때의 사진들을 다시 보면 정말 뭉클해진다. 

물론 나 혼자 좋자고 보는 기록이자 일기이다. 

 

나미비아에서는 데이터 이용료가 너무 비싸고 접속도 불안해서 

사진을 아주 쪼그맣게 줄여서 올려야 했다.

 

지금 옛날 사진폴더들을 다시 열어서 본다. 

한때 블로그 메인에 소개되었던 글에 담긴 사진도 찾았다.

 

나미비아 스와콥문드 해변

블로그 이름이 '머얼리 가자'였다.

그 이름 때문인지 정말 머얼리 많이 다녔다. 

 

그래서, 나는 2008년부터 이제 그만 가도 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 이후로도 2020년까지 나는 참 멀리멀리 돌아다녔네, 원 없이. 

 

남의 지붕을 세다 세다가, 뒷산에서 눈에 띄는 나무들을 세고 세다가 지치면

이 글들을 다시 하나씩 정리해보려고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참 부지런했던 나는...

대체 어디에 있니. 다시 돌아와 주렴 ㅠㅠ